젖먹이는 씻기고, 입히고, 먹여줘야 합니다. 스스로 아무것도 못하니까요. 염소 한마리를 물가로 끌고는 가지만 물을 목에 넘겨주지는 못합니다. 물을 삼키는 것은 내가 아닌 염소의 의지이기 때문이죠.

우리의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은 젖먹이도, 물가의 염소도 아니어야 합니다. AC 업계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리더들이 있습니다. 각자 자신의 경험과 학습 이론으로 무장하고 스타트업을 발굴 및 교육해 성장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산을 오르는 서로 다른 길이 결국은 정상을 향하고 있는 것처럼, AC들의 방법은 각기 다르지만 가고자 하는 목표는 하나입니다. 각자가 가진 기준으로 스타트업을 찾고 만나고, 그 가능성을 고민하고 결정합니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 무엇보다 돈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신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투자금은 내돈이 아닌 '나'를 믿고 모아준 LP들의 것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합니다.

다시 스타트업으로 돌아옵니다. 콜드메일, 소개, 데모데이 등 각지에서 만난 이들 모두가 고민의 대상입니다. 가능성이 보이면 그 가능성을 확신으로 바꾸기 위해 대표자와 장시간 이야기를 하고 밥도 먹고 자료를 요청합니다. 자료가 부족하면 만드는 방법과 샘플 문서까지 주면서 독려합니다. 투자를 결정하고 그 투자금이 수익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지금 내 앞에 있는 스타트업이 잘되어야 하기 때문에 내 회사만큼 고민하면서 카톡과 전화로 묻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스타트업들에게는 그냥 귀찮은가 하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그들의 성장과 성공을 위한 나의 노력이 그들에게는 잔소리가 될수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길을 가르치고 있는 각각의 AC 사이에서 갈등하는 대표의 생각도 느껴집니다.

갈림길 모퉁이에 서서 고민할 시간에 가야합니다. 서 있는 것 보다는 한걸음이라도 따라가면서 AC가 주는 자료와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가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합니다.

한걸음 들여놨다가 아닌가하며 서있거나, 이 길이 아닌가 보다 하고 뒤로 물러서는 스타트업을 봅니다. 몇개의 프로그램에서 참가는 하였으나 그 결실을 갖지 못한 스타트업을 봅니다. 안타까울 뿐입니다.

많은 프로그램을 거쳐온 스타트업의 자료가 형편없습니다. 그 대표자는 프로그램이 해주는게 없었고 배운게 없다고 당당히 이야기 합니다. 정말 그 프로그램이 주는게 없었을까요? 받으려는 노력을 다한걸까요?

첫 미팅에서 느낀 그 가능성이 결실로 돌아오도록 오늘도 카톡을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