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자료 출처 : 투자설명서)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자료 출처 : 투자설명서)

[인베스트 뉴스 최미래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로봇용 감속기 제조 전문업체 에스비비테크가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청약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에스비비테크는 지난 5일부터 이틀간 전체 공모 물량(594만 4490주)의 30%인 180만 주에 대해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 165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모인 청약 증거금은 4조 6000억 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제작과 설계가 까다로워 기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품목들을 자체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 에스비비테크의 IPO 흥행 요인으로 분석된다”라고 밝혔다.

에스비비테크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공모가 기준 737억 원으로, 오는 17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회사는 상장 후 확보한 자금(119억 2912만 원)으로 신규 생산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2만 대 수준인 생산능력을 내년 초 5만 대로, 2025년 20만 대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품질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비해외사업 투자에도 공모 자금을 쓰기로 했다.

에스비비테크는 앞서 지난달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1644대 1로 좋은 실적을 거두며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에스비비테크 IPO 흥행 성공... 그 이유는?

에스비비테크의 흥행은 로봇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는 데 더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숨은 수혜주로 평가받으면서다.

IRA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이 확대되고 산업용 로봇과 자동화 설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인데, 특히 감속기 전문 기업인 에스비비테크가 시장의 관심을 받는 것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에는 모터, 제어기기, 센서, 그리고 감속기 같은 부품들이 쓰이게 되는데, 이 중 감속기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판단된다”라며 “감속기는 로봇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과 수익성이 높아 성장잠재력이 무한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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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닉 감속기 /에스비비테크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하모닉 감속기 /에스비비테크 공식 홈페이지 캡처

2000년 설립된 에스비비테크는 로봇 감속기 제조 업체다. 초창기 볼펜에 들어가는 볼과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베어링 등을 국산화 기술로 제작했고, 이를 기반으로 2013년 국내 최초로봇용 하모닉 감속기 개발에 성공했다.

하모닉 감속기는 로봇 구동의 핵심 부품으로 기업들 대부분은 일본산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인데, 에스비비테크는 하모닉 감속기를 자체 제작하고 설계할 수 있는 기술력과 핵심 원천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해의 대한민국 로봇기업'에 4번이나 선정되기도 했다.

에스비비테크 실적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자료 출처 : 투자설명서)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자료 출처 : 투자설명서)

에스비비테크의 실적을 살펴보면 2019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지만, 적자 폭은 매년 줄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4억 405만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8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2% 증가하며 39억 8324만 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올해까진 영업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제품 경쟁력과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감안하면 내년부터 매출 발생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류재완 에스비비테크 대표는 “감속기 고객사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매출 다각화를 이뤄낼 것”이라며 “에스비비테크는 내년 영업이익 24억 원으로 흑자 전환해 2024년엔 매출액 430억 원, 영업이익 98억 원, 영업이익률 22%를 넘어서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5% 수준인 국내 점유율을 수년 내 25%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